똑똑...봄
오늘도 변함없이 해 뜨기 전에 작업복을 입고 집을 나섰다.
작년에 정리 못한 붓꽃 대가 그대로 있다.
하여 꽃대와 줄기를 제거하니,
땅 표면에는 벌써 붓꽃 싹이 봄대문에 노크를 했다.
고라니 망(울타리)도 손보기 위해 고라니망 경계로 순찰?을 도는데
고라니 응가를 한 무더기 거름 주듯이 친절하게 모아 놓았다.
작년 모과를 수거?하지 못해서 버려진 것들이다.
잠깐의 방심과 무관심이 이런 사태를 불렀다.
정작 돈이 안된다는 것이 주원인이다.ㅋ
지난겨울이 춥긴 추웠다.
오죽도 죽었다.
댓잎이 노랗게 죽으니 검은 대가 더 선명하다.
노익장을 과시하는 표고목....
이표고목은 2012년에 종균 한 것인데...
마지막 투혼을 불사르고 있다.
오늘은 날씨도 궁시렁하여 사무실에서 일찍 나왔다.
빗방울이 하나둘씩 떨어지는데,
표고버섯에 차광망을 한번 더 덮어서 버섯이 비에 최대한 노출되지 않게 방비하였다.
화단 한켠에 자리한 할미꽃도 움을 틔고 있다.
우리집은 남동향이고 서쪽에 커다란 벚나무와 밤나무가 있어 남향에 비해 상대적으로 춥다.
튤립도 나무 밑에 있어 그늘 속에 있다고 봐야 한다.
그래서 다른 집보다 개화가 늦다.
올해엔 꼭 뿌리 나누기를 해야겠다.
다육이인데 노지에서 이추운 혹한을 이겨냈다.
이름은 모른다. 마누라 영역..ㅎ
비가오니 본격적인 일을 하기 곤란하여 전지가위를 들고 한가롭게 한량놀이를 한다.
차분히 내리는 봄비가 마음을 평화롭게 한다.
매일을 똑같이 아침저녁으로 하드워크을 한다면 시골 생활이 금방이라도 지치거나 지겨울 수 있다.
틈나고 짬 나는 데로 즐겨야 한다.
탄력받으면 신나게 화끈하게, 디프레션일땐 만사를 팽겨쳐둘 수도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일의 화급을 다투거나 일의 성과를 따지기만 한다면
전원생활의 낭만이나 운치는 눈을 씻고 찾아야 한다.
눈을 안 씻고 전원생활을 하려면 주머니가 두둑해야 하는데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