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고목과 장작 만들기...
늦은 봄엔 매실과 복분자 여름엔 수박과 자두 가을엔 감....
겨울은 나무가 내 전원생활의 주제다.
전지하고 땔감 만들고 봄철에 사용할 표고목 만들고....
이런 일을 어느 하루 날을 잡아서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고
하루에 두세 시간씩 나누어 일하게 된다.
추운 날이니 작업복을 갖추는 시간과 움츠려있는 몸을 열? 나게 하는 노동 발동 시간도 필요하다.
그러다 보면 일하는 시간은 정말로 보잘것 없어진다.
거기에 바람이 심하게 불거나 미세먼지가 극성을 부리면 아무래도 노동?력이 위축된다.
두시간 할 것을 한 시간하고 노동의 강도도 작은 것을 하여 가쁜 숨을 쉬지 않게 하고 ...ㅎㅎㅎ
표고목 만들기에 적당한 굵기여도 상처가 많거나 너무 길면 적당한 길이로 잘라내야 한다.
아주 굵은 놈은 1m 남짓 그리곤 120~150cm 정도로 잘라냈다.
작년까지만 해도 표고목을 쓸 것이 적어서 이 정도의 두께도 표고목으로 사용했는데
올핸 나무가 많아서 장작으로 분류됐다.
내 전기톱은 16인치짜리로 이리 두꺼운 나무는 한 번에 자를 수 없어서
위에서 반 이상을 자르고 뒤돌려서 나머지를 자르게 된다.
딱.. 느낌이 고래 해체하는 듯한... 엉뚱한 상상력인가??
한참 습관적으로 일에 몰두할 때는 당연히 염두에 두어야 할 것도 잊는 경우가 많다.
체인톱은 힘을 많이 주게 되면 오히려 안전판이 휘어지는 경우가 생긴다.
처음 자르고 난 뒤 뒤집어 잘라내려 가면 끝이 저리 어긋나는 경우가 생긴다.
힘이 아닌 요령 기술이 필요한데....
이렇게 어긋나면 힘도 더 들고 기계적인 문제가 생길 수도 있어
톱날이나 안전판을 점검하고 자르는 방법도 다시 생각해야 한다.
나무를 자르다 보니 이리 요상한 모양이 생겼다.
화분이나 그무엇을 올려놓으면 운치 있을 듯....
단면이 고르지 못한 게 ....
나무 작업 중 가장 신나는 장면이다.
힘껏 내려치면 퍽~ 소리와 함께 쪼개지는 것이 후련하다.
부창부수한다고는 하는데...ㅎㅎ
4겹으로 쌓아진 장작더미..
가분수가 되었다.ㅎㅎ
중간을 굵다란 밧줄로 벤딩 하듯 묶어주어야겠다.
이리 많은 장작을 준비해본 적이 업ㅅ는데 이번 겨울은 나무 풍년이다.
돌아오는 겨울엔 좀 더 따뜻하게....
이번 겨울에 얻은 조심하지 않아서 얻은 상처..
아무리 바지를 두 겹 입고(추워서) 안전화를 신고 일을 해도,
무거운 나무를 다루다 보면 이렇게 작은 상처들이 생긴다.
상처가 남지않는 타박상은 뭐.....많다. ㅎㅎ
장작을 만들고 표고목을 준비하기 시작한 것이 10년 이상임에도 이리되는 것은 자연스런 일이 되었다.
이런 번거로운 상처는 대부분 피하고 싶고 또한 이리 만들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다.
그러나 귀찮고 노동생산성이 떨어지는 시골 일을 하다 보면....
이일 자체가 조심성이 떨어지고 가볍게 생각이 드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면 나름 지켜야 할 안전 수칙? 을 당연스레 무시하게 된다.
좀 아프게 타격을 당하면 본능적으로 조심을 다짐하지만 그 유효시간이 그 당시뿐이다.
시골의 많은 일들이 이렇게 작용해서 덜 변화하고 덜 발전?하게 되는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