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우린 반댈세....

구자옥공인중개사 2019. 2. 2. 14:05

지난 1월은 내게는 돼새길만한 일이 두 가지가 있었다.

하나는 가까운 친척 중에 호텔 결혼식이 있었고,

하나는 정반대로 초상이 있었다.




며칠 전 서울의 호텔 결혼식을 다니러 간 적이 있다.

가는 도중에 손님으로부터 상담을 청하는 전화가 왔는데,

나의 대답이 ...잔칫집에 가서 오늘 상담은 어렵습니다...

잔칫집...   마누님이 내가 참으로 구식이란다....


여하튼 호텔 결혼식  참으로 화려하고 보기에 좋았다.

부러우면 지는 건데... ㅋ 

이미 ...호텔... 그러면서 나는 졌다.

수십억짜리 집에서 사는 것....

수억을 들여 의미 있는 결혼식을 올리는 것....

수억짜리 자동차와 명품....


정승처럼 벌어서 정승처럼 쓰는 것은 당연하고 그리 써야 한다.

부자가 너무 아끼면 안 된다.



사족을 달면....

내가 그리 많이 있어본 적이 없어서리....

자유주의를 근간으로 자본주의 사회는 이렇게 획기적으로 다름이 있어야 한다.

나는 이 다름을 응원한다.

빈부의 격차가 심하다 하여 무조건 부자를 폄훼하는 것은 너무 옹졸한 짓이다.

법을 잘 가다듬어서 세금을 합리적으로 잘 걷어 들여야 한다......


호텔 결혼식이 얼마가 들었는지 구체적으론 모르지만 멋지고 좋은 건 좋은 것이다.



집으로 오면서 우리 부부는 엉뚱한 상상을 해봤다.

만일... 아주 아주 만일에....

우리집 며느릿감이나 사윗감이 경비가 우리 기준에 비해 많이 드는 결혼식을 한다면?


우리 부부는 반댈세....ㅎㅎ


뭐 딱히 이유를 거들 것은 없지만....

우린 반댈세....


며칠 동안 우리집의 유행어가 됐다.

반댈세....ㅎㅎ







다른 하나는 내가 강화도 살며 자주 느끼는 현실적인 갈등이다.

강화도에서는 좀 저명?한 친구의 아버님이 소천하셨다.

장례식장엔 근조화환이 입구에서부터 계단까지 빼곡히 많았다.

그리고 장례 첫날임에도 조문객이 줄을 이었다.

그 많은 근조화환은 망자와 자손이 세상을 영향력? 있거니 잘 살아왔다는 반증으로 볼 수 있다.



반면 나는 영향력은 개뿔.....

사회단체 활동도 거의 없어 화환이 들어올 확률이 제로에 가깝다.

얼마나 인생을 빡빡하고 경직되게 살아왔는가를 비약한 화환으로 증명하게 될 것 같아 사실 두렵다.

작은 장례식을 핑계 삼을 수 있도록 궁리 중이다.ㅋ

내가 인성이 반사회적? 인가 싶어...

그렇다고 지금 나를 바꿀 수는 없는 일이고....

자작극으로 근조화환을 사와야 하나...

친구 꽃집과 불편한 타협을 해야 하나.....


씰떼없는 고민으로 끝나야 할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