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시골 일의 최고봉? 풀깎기....
강화도 전원생활 중에 제일 귀찮은 일중 하나가 풀 깎기 또는 풀 뽑기이다.
1년에 한두 번으로 끝내는 일이라면 좀 정성스레 야무지게 하련만....
풀 뽑기는 진작에 포기? 하고 예초기로 풀 깎기를 한다.
소위 예술 제초.....
밭 주변을 자주 깎는다.
데이지 밭이 며칠 사이로 이리 쇠락했다.
며칠 전만 해도 멋진 꽃밭이었는데...
화무십일홍....
세상 자연의 이치가 다 그런 듯...
데이지는 비교적 꽃이 오래가는 편이다.
달빛에 비치는 데이지의 흰색은 약간은 몽환적이다.
그런 분위기를 즐기는 시간은 관리하는 시간에 비해 엄청스레 짧다.
이리 잘라 내는데 1시간여.....
데이지가 없었다면 이미 적어도 한번은 풀을 깎았어야 했다.
이렇게 깎은 풀은 주변 감나무나 매실나무 밑에 쌓아두고 거름 겸 멀칭 효과를 볼수 있다..
데이지 꽃 줄기가 말라서 나중에 예초기에 감길 수도 있으니 한쪽으로 처리하는 게 좋다.
눈과 마음이 모두 시원하다.
루드베키아가 몇 그루 있었지만 모두 싹 깎았다.
반면 쪼매 허망한 생각이 문득 들곤 한다.
나만이 가지고 있던 정성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참외밭 주변도 깔끔? 하게....
참외는 시장에서 3개를 사와 심었는데,
작년에 떨어졌던 참외 씨가 발아되어 7개나 자라고 있다.
진작에 옮겼어야 하는데.....
뭐 그리 어려운 일이라고 차일피일하다 보니....
나이를 먹으면 지갑은 열고 입은 닫으라 했는데...
핑계만 양산하고 있는듯....ㅎㅎ
논둑 외에 제초할 곳이 많다.
풀이 자라는 데로 곧장 반응하려면 여름내~~ 예초기를 메고 있어야 할지도 모른다.
집 앞의 정원이라면 모를까....
시골집은 적당히 정신없어야 한다.
지저분하고 어수선한 것이 시골집이다.
오히려 그런 것이 시골살이에 효율적일지 모른다.
정도(程度)의 문제다....
시골생활에서 노동? 일의 정도(正道)를 찾는다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