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생활의 1년 내내 풍미 있는 시간을 보내는 것은 아니지만,
요즘, 우리집은 농사의 끝물이라 힘든 일은 거의 없고,
소소히 즐길 수 있는 놀이 같은 일들이 많다.
예년 같으면 추워추워할 터인데... 날씨는 점점 온화해지는 것 같다.
아래의 일들이 강화도 전원생활의 소소한 즐거움으로 와 닿을 수 있지만,
반대로 귀찮고 번거로운 일이 될 수 있다.
돈으로 환산하면 사 먹는 것이 편하고 이득 일수 있다.
그런데 굳이 번거롭고 귀찮음을 감수할까?
그만한 이유나 가치가 있다.
우선 감을 가지고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한다. ㅎㅎㅎ
감나무가 제법 있어서 감 수확이 꾀 많은 편인데 모두 상품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니다.
보기 좋은 것들은 시장이나 주문 받고 판다.
그리고 장준이 아닌 중준은 감식초를 만든다.
감식초를 만들려면 우선 감을 세척하고
항아리도 잘 닦아서 물기를 없애놓는다.
중준 중에서 식초를 만들 때는 상처 입거나 어설피 익은 감을 주로 사용한다.
여름에 매실액이나 감식초를 물에 타서 마시면 좋기에...
작년에 감식초 담근 것이 의외로 성공적이어서 올해도 감식초를 한 항아리 담는다.
아래 항아리에서 2L짜리 병 3개 분량이 나왔다.
아직 감식초가 상당량이 남았을 것이나,
그저 습관적으로 감식초를 담근다.
감식초는 상품성 없는 감들로 만드는 것이 일반인데,
우리 집에선 감식초가 상태가 좀 좋은 감으로 만든다.
그냥 걸러서 먹는 것이기에...
감을 반 쪼개고 꼭지는 따로 말려서 감 꼭지 차를 만드는데 사용한다.
좀 딱딱하고 색갈이 진한 주황색이 진한 것부터 항아리에 보관한다.
예전엔 감 사이에 짚을 넣어주어 보관했는데...
그리 효과적이 것 같지 않아 우리 집에선 짚을 넣지 않는다.
그러면 한겨울에도 홍시를 먹을 수 있다.
물론 홍시를 만들어 냉동실에 넣는 경우도 있지만
차갑지 않은 것을 먹으려면 이렇게 보관하기도 한다.
베보자기나 비닐로 뚜껑을 만들고 숨구멍을 뚫어 놓으면 천천히 홍시가 된다.
곶감의 숫자가 최절정의 순간이다.
홍시로 만들기 어려운 것이나, 크기가 작은 것, 따다가 상처 난 것, 흠이 생긴 것,
그리고 중준 중에서 식초 담그고 남은 것...
모두 곶감이나 감말랭이를 만든다.
우리집 잔디밭엔 3종류의 감이 햇살을 맞고 있다.
하나는 곶감, 다른 하나는 감말랭이 그리고 홍시로 만들려고 하는것....
타닌이 많은 파란 감을 잘게 썰어 말리면 훌륭한 건강보조식품이 된다기에,
감자칩처럼 감을 잘게 썰어서 말리면 감칩을 만든다.
덜 익은 감을 썰어만들면 혈액순환에 좋다나 하여 올해 첨을 해본 것이다.
생각보다 쫄깃하니 단맛이 돈다.
부화뇌동...
전에는 별생각 없이 버린 부분이 감꼭지,
감꼭지가 또 뭐에 뭐에 좋다 하니 감꼬지하고 남은 꼭지를 모아 보았다.
차로 마시면 좋다기에 ㅎㅎㅎ
고구마 농사라 부르기 쑥스러울 만큼의 면적을 한다.
그도 하루에 끝내는 것이 아니라 며칠씩 나누어서 한다.
지난주에 고구마도 모두 캤다.
매년 고구마는 이런 패착을 놓는다.
밭에 굼벵이 약을 치지 않기 때문에 일어나는 병폐다.
굼뱅이와 두더쥐가 깍아먹은 고구마....
강화도 전원생활....
봄에 느낄 수 있는 정취가 따로 있고..
여름에 느끼는 재미도 따로 있고...
가을이면 늘상 잔잔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호두 까고 은행 털고, 곶감 만들기, 표고 말리고, 감말랭이 만들고....
칠흑 같은 강화도의 늦가을 밤이 깊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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