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레드성 관람이 의외로 일찍 끝나서 빈트가르 계곡을 찾아 나선다.
아주 파란 하늘을 내주진 않았지만 구름 없는 뙤약볕은 저절로 그늘을 찾게 한다.
이에 흔쾌히 계획에 없던 빈트가르로 향한다.
마을 길을 굽이굽이 돌아서니 허수룩한 주차장에 차들이 빼곡하다.
주차를 하니 동네 청년?이 와서 주차비를 요구하는데...
비싸지 않았지만, 우리나라 휴가철 계곡이 생각난다.ㅎㅎ
트래킹 복장이 따로 있으련만...
운전하기 편하기 슬리퍼를 신고 있었는데 이를 신고 계곡으로 들어갔다.
계곡에 발 담그고 시원한 커피나 간식을 먹으려는 계산이 있었다.
곧 이 계산이 오산이었음을 절감한다.
그리 가파르지 않은 계곡에 내려가는 그저 물 맑은 평범한 계곡이다.
물에서 노는 이들이 없는 것이 계곡을 따라 내려가는 것이 전부...
사람들이 모두 내려가니 우리도 덩달아...
계곡을 거슬러 올라오는 바람이 심상치 않게 시원하다.
천천히 계곡에 발 담그고 쉬는 것을 상상했는데, 많은 관광객이 무조건 걷는다....
물론 우리고 걷고..ㅎㅎ
이러면서 뜻밖의 눈요기 꺼리를 만나는 행운이 생긴다.
이런것이 자유여행의 묘미일 것이고...
시원한 바람 덕에 슬리퍼의 고통도 잊고 물소리를 들으며 한참을 내려가도 사람들의 행렬은 계속된다.
물을 따라 오솔길을 만들어 놓았고 길을 만들 수 없는 절벽엔 잔도를 만들어 놓았다.
잔도 사이로 물이 흐르고 나름 운치가 있다.
한 시간여를 내려오니 좀 지루해진다....
천천히 걸으면 좋겠는데 사람이 많다.
그래도 한참을 따라가봐도 또 같은 트래킹 코스다.
맑은 물속에는 송어인듯한 물고기가 많고
자연적으로 쓰러진 나무들이 물속에 수장되어 영겁의 세월을 기다리고 있다.
공자 가어(孔子家語)에 수지청즉무어(水至淸則無魚)라했는데 그짓브렁이다. ㅋㅋ
여기에 돌탑이?....
그럼 우리도.....
물가로 내려가서 물속에 발을 담그니...
이제야 이계곡에 물놀이 객이 없는지 알겠다.
유속도 빠르고 급경사의 웅덩이가 많아 위험하기도 하지만,
발을 물속에 몇 초를 담그지 못할 정도로 차갑다.
평상이 그리운 곳이다.
평상 위에 팔 괘고 누우면 신선이 별다를까 싶다.
눈으로만 즐기기엔 너무 아깝다.
이런 곳에서 잠깐의 오침은 보약 서너재 몫을 할 텐데...
빈트가르 계곡이 주는 청량감은 최고였다.
여기서도 시간 죽일 거리가 없다.
가만히 있으면 춥고 또 걷자니 슬리퍼의 발이 처량하고....
다시 브레드 호수로 가서 잠시 멍 때리기로.....
자동차 여행의 장점 중 하나가 대형 마트에서 먹거리를 맘껏 사서 차에 가지고 다니며 먹을 수 있는 것이어서 이번에도 마트에서 포도 토마토 등을 사서 호숫가에 앉아서 즐긴다.
물놀이 천국 같다.
구명조끼도 없이 어린아이들이 호수로 다이빙하고 카약하고.... 뱃놀이하고....
신선 놀이 천국 같은 곳이다.
수영복도 챙겨 왔으나....
그런데 구명조끼 입은 사람을 못봤다.
여기선 이방인인 듯....
이런저런 이야기 끝에 예정에 없던 류블랴나를 가 보기로 하고 그 자리에서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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