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
글쎄......
올해도 벼농사는 굳이다.
감도 노란색을 띠면서 가지들이 힘겨워한다.
이대 좀 강한 바람이 불면 가지가 부러진다.
잘 영글었는데... 반면 부러짐을 걱정해야 한다.
부러질 땐 어쩔 수 없겠지만.....
주황색으로 물들어 가는 감은 언제나 흐뭇한 미소를 머금게 한다.
요 작아 보이는 가지에도 감이 21개 매달려 있다.....
닭장 가는 길목에 드리운 이놈은 매일의 나를 겸손한 자세를 만들어야 닭을 만날 수 있다.
모과나무는 개량종이라 하나?
4년 전쯤에 아버님이 심어 넣으신 것인데...
벌써 넉넉한 모과를 달고 있다.
농사짓는 촌놈이야 많이 달리고 잘 영글면 좋은 것이다.
벼 이삭이 익으면 고개를 숙인다는 말은 통상 겸손을 말할 때 인용된다....
좀 다른 시각으로 보면 서글픈 궤변이 만들어진다.
벼가 고개를 숙이고 감나무 가지가 휘어지고 쳐지는 것은
그냥 현상적으로 보면 과육이 속이 차면서 무거워지는 거다.
더 이상 웃자랄 수 없거나 열매를 익혀야 하기 때문이다.
성장만이 다가 아니지만....
끝이라는 명제가 앞선다.
벼가 익어가며 보리와 함께 뿌리를 같이 할 수 없고 토마토를 맺을 수도 없다.
감나무에 감만이 아니라 사과를 영글게 할 수 없고 스스로가 곶감도 만들 수 없다.
벼 이삭은 당연히 쌀이 되고
감은 그저 홍시가 되는 길을 당연하게 가야 한다.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것인데 아이러니? 파격? 적으로 이를 겸손으로 이끌어 낸다...
요즘 나의 나이 먹어가는 일상은....
예전에 얼렁뚱땅 보았던 영화도 정주행? 하고
새 차에서 감상할 요량으로 무손실 원음도 채굴하여,
10분여 면 출퇴근하던 길을 한 시간씩 걸려 퇴근하기도 한다.
절친이 건넨 만년필과 붓으로 이것저것 끄적거리기도 하고....
때때로 현장의 호출에 임하기도 하고 자진해서 가기도 하고....
게다가 유튜브도 첫 거름을 띄웠다.
여행이나 젊어지는 감정에 대한 한눈팔이도 해야한다.
이런 일상을 진심으로 임한다.
가짜여 본 적이 없다.
세상 논리 중 가장 맘에 안 들고 가장 써먹기 좋은 말...
피레네산맥 이쪽의 진리는 저쪽의 오류다....
나의 진심은 이편과 저편에서도 통하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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