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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겨울 속의 영산홍, 그리구 친구 스님과 한중(寒中) 문답...

by 구자옥공인중개사 2022. 11. 30.

어제 아침에 만난 영산홍...

내일 엄청 춥다는데...

철이 없어 고운 자태를 뽐낸 것인지...

아니면 지금만이 자신을 꽃피워야 했었던지....

 

나에게 잠깐의 기쁨과 아쉬움을 전하고....

 

 

영산홍을 금세 데려간 찬 기운을 이겨내고...

오늘도 자전거로 출근...

별달리 바뀔 장비는 없다.

다만 바지 끝에서 올라오는 찬바람이 가장 큰 난적이다.

운동화 끈으로 대님을 대체했다.

시월의 작심 3일이 아직까지 잘 이어지고 있다.

차로 가면 10분여만이면 편안하고 즐겁게 갈수 있는 길을 굳이 어렵고 힘들게?

헌데 나름 흥미가 생겼다.

나이 먹으면 생긴다는 아랫배가 ㅎㅎ

농한기면 몸을 욺직이는 일이 없어 살짝 아랫배가 나왔는데 아직 없다.ㅋ

이런 사소한 이유로 자전거 타기를 계속하고 있다.

사소한 이유가 커다란 그 무언가로 맹글어지고 있으면 좋겠다.

 

 

찬바람을 가르고 자전거로 집에 들어....

근 30년 전 출가한 친구 스님께 법문을 듣고......

40분을 몇분으로 줄여서...

 

 

자옥 왈...

스님... 전 요즘 아주 번거로운 번민들이 난무합니다.....

 

스님 왈....

절간이나 속세나 번거로움이 없는 날이 없소이다.

번거로운 문제를 해결하라 생각하지 말고

본디 문제가 없는 것으로 하면 번민이 생길 일이 없소이다....

 

자옥 왈...

속세에선 내 두손의 탐욕 때문에 그리되기 어렵습니다....

더우기 전 이 말초적 속세를 떠나기는 싫습니다....

 

스님 왈....

그럼 좀 더 쉽게...

자옥아 너는 누구냐? 너는 뭐냐? 왜 그리 사냐?

 

자옥 왈...

나? 구자옥... 가장... 장사치.... 농사꾼...

....

....

.....한방 맞는 듯합니다.

더 어렵습니다.

답이 궁색합니다.

고로 전 이런 류의 토론은 생산적이지 않아서 별로입니다.....

 

 

스님 왈....

번민은 왜 만드슈?

허면 그냥 그리 사슈...

다만, 자신에게 좀 더 관심을 갖고

번거로움의 길도 지금껏 현명하게 살아온 니가 선택했으니 가보는 것도 좋소이다..

아니 생소하지만 가 보시게....

한발 앞은 누구도 아무것도 모르는 것이 외다.......

 

 

자옥 왈...

아직까지 내가 또는 남들이 잘 가고 있다는 그 길을 놓고...

가보지 않은 길인 것은 분명하고...

공맹의 기준으론 옳지 않은 길일 수 있습니다....

 

 

스님 왈....

번거로운 문제들은 니가 양산하고, 공맹은 왜?

큰스님들 말씀으론 옳고 그름을, 손익을 계산하면 번민이 생길 것이고...

옳고 그름이 없고, 손익이 없다 보면 문제도 없는 것이 외다....

넌 몇 년이나 더 살 수 있으며.....

죽고 나면 남는 것이 무엇이 남겠소...

 

자옥 왈...

스님은  속세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있으십니다.

전 처자식도 있고, 남기고 싶은 흔적도 있고,

지금도 내일도 쭉~~ 쫌더 행복하고 싶고....

이렁저렁 한 20년은 더 살지 않을까요????

스님은 얼마나 더 살 예정이슈...

 

스님 왈...

내일을 모르는 50년을 살 것이오....

 

자옥 왈....

스님... 욕심도 많으십니다...

 

저도 내일을 모르는 20년을 자~알 살아 내겠습니다....